靑, 행추위 후보 추천前 우리은행장 낙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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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의 열기도 전 금융당국 후보 올려… 靑, 1순위 이순우 퇴짜… 이광구 선정”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첫 모임을 갖기도 전에 금융당국이 이순우 행장을 1순위로 한 후보 리스트를 청와대에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리스트를 퇴짜 놓은 청와대가 이광구 부행장을 낙점해 그가 최종 행장후보가 된 것이라는 정부 당국자의 설명도 나왔다. 금융계 안팎에서 돌던 소문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행추위가 1차 회의(11월 27일)를 갖기 한참 전에 금융당국이 이 행장을 차기 행장후보 1순위로 한 3명의 리스트를 청와대에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장을 탐탁지 않게 본 청와대는 리스트를 반려하고 이광구 부행장을 선택해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당국자는 “(내정설로 논란이 일었지만) 청와대는 뜻을 꺾을 생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 행장이 자진 사퇴한 다음 날인 2일 행추위가 이광구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할 수도 있었지만 절차 문제를 감안해 3명을 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장 선정 과정에 처음부터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행추위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차기 우리은행장 선정은 행추위가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선임 과정에 금융위가 개입하거나 청와대 뜻을 (행추위에) 전달한 바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우리은행 이사회는 당국의 민영화 목표에 맞춰 이광구 행장 내정자의 임기를 3년이 아닌 2년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청와대 우리은행장 선정 개입#우리은행장#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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