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담장 박차고 나가더니… “亞경기 실무협의는 문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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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선전 노리는 北, 이례적 제안, 정부 수용… 北 “선수단 273명 참가”

북한 측이 9, 10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단 파견과 관련한 남북 간 실무 협의를 문서를 통해 진행하자고 22일 제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기대회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대회 조직위 측에 이런 내용이 담긴 북한 올림픽위원회 손광호 부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북한은 “선수 150명을 포함한 선수단 273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한국 측 대표단의 태도를 트집 잡아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 그런 북한 측이 선택한 문서 협의 제안은 김정은 체제 선전을 위해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가 급한 북한이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무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북측이 회담을 열자고 먼저 제안하기가 껄끄러운 데다 △북한 선수단의 체류경비 지원 등 자존심이 달린 문제로 회담장에서 얼굴을 붉히는 대신 조용히 빨리 끝내기를 원하고 있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 취소를 주장한 상황에서 연습 기간에 회담을 하자고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문서 교환 협의’라는 이례적 제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 남북 연락관 채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으며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문서 협의’ 과정에서 북한이 선수단의 체류 비용 전액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체류 경비 전액을 지원하려면 20억∼3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실무 협의#인천 아시안경기대회#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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