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출판기념회 최근 4년간 279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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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배지들 출판기념회 ‘논란의 핵’]
새정치聯 105명-새누리 79명… 정치자금 주고받는 창구로 변질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192명이 201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279회의 출판기념회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국회의원 3명 중 2명이 한 차례 이상 출판기념회를 가졌고, 한 달에 6.5회꼴로 사실상의 정치자금 모금행사가 열린 셈이다.

20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9대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 개최 현황을 전수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5명으로 가장 많았고 △새누리당 79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3명 순이었다.

한 권의 책으로 국회와 지역구 등에서 중복해 출판기념회를 연 의원은 13명이었다. 상임위원회별로는 소관 기관이 많은 이른바 ‘알짜’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많이 개최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이 25명, 기획재정위원회 21명, 정무위원회 20명 순이었다. 업무 연관성을 이용한 사실상의 정치자금 수금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규정은 드물다.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 관련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제103조 5항)이 유일하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올 2월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정가로 도서를 판매하고, 수입과 지출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6개월째 해당 상임위에서 빛을 못 본 채 계류 중인 상태다.

출판기념회의 입법 로비 관련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제도적 보완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출판기념회는) 분명한 정치자금법 위반이고 탈세”라며 “선관위는 이런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출판기념회 문화를 없애기 위한 법 조치를 빨리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2011년 이후 5권의 책을 발간하고 6번의 출판기념회를 열어 최다 개최자가 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2014년 재산 변동사항에 지난해 출판기념회 수익을 신고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원칙적으로 홍보를 위한 것인 만큼 수익금이 발생하면 정치후원금으로 인식해 규모와 내용을 공개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출판기념회#금배지#정치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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