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女중위 자살은… 대대장 성희롱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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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재조사 결과 밝혀져

4년 전 강원 화천군 전방부대에서 근무하던 여군 중위가 같은 부대 대대장의 성희롱으로 괴로워하다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부 제보와 자체 감찰조사를 통해 2010년 화천 전방부대에서 근무하던 A 소령(45)이 고 심모 중위(당시 25세)를 성희롱했고 심 중위는 이를 괴로워하다 그해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A 소령은 올해 4월에도 인천의 한 부대에서 부하 여군 장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욕적 발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A 소령은 이후에 보직 해임됐다.

심 중위 사건에 대한 조사는 일주일 뒤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흐지부지됐다. 국방부는 내부 제보와 자체 감찰조사를 통해 A 소령이 심 중위를 포함한 다른 여군들에게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을 해 온 사실을 확인했지만 A 소령에 대해 ‘구두경고’만 하고 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던 심 중위의 가족이 올해 5월 권익위를 찾아 진정서를 낸 뒤 권익위가 재조사한 결과 A 소령이 심 중위를 상대로 성희롱을 하는 등 성 군기를 위반한 사실을 군 당국이 그해 7월 적발한 점을 확인했다. 군이 은폐하던 사건의 진실이 4년 만에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권익위는 심의를 거쳐 심 중위의 순직 처리를 군 당국에 권고할 방침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지휘관 성희롱#여군 자살#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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