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도 있었다”… ‘아베의 나팔수’ 자처한 NHK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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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회견서 정치적 망언… 日 정계 “즉각 해임시켜야”

일본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인井勝人·70·사진) 신임회장이 25일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도 위안부는 있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모미이 회장은 이날 NHK 회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현재의 도덕 기준에서는 나쁘지만 전쟁을 했던 어느 나라에서든 있었다”며 한국 프랑스 독일을 거론했다. 이어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한 것처럼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까다로워졌다. 돈을 내놔라, 배상을 하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일한조약(한일협정)으로 해결됐다. 왜 다시 문제 삼나. 이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그의 발언은 일본 극우 정치인들이 하는 막말 수준의 정치적 발언으로 ‘정치적 공평성’을 의무화한 일본 방송법을 침해했다는 논란도 자초했다.

모미이 회장의 이 발언 이후 한 기자가 공식 회견임을 주지시키자 “(발언을) 모두 취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계에서 그를 해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한 각료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사 최고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이다. 즉각 해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미이 회장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나팔수’가 되겠다는 의향도 밝혔다. 그는 독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등 영토문제에 대해 “명확히 일본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모미이 회장은 규슈(九州)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三井)물산에 입사해 부사장 등을 지내고 2005년부터 정보기술서비스업체인 일본 유니시스의 사장을 지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위안부#아베#NHK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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