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김한길 수차례 비밀회동… 여야 대치정국 돌파구 마련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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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특위 설치 집중 논의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근 수차례 비공개 회동을 하고 국가정보원 등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촉발된 여야 대치 정국의 해소를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원내 지도부가 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의 선거 개입 의혹과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여야 대표가 직접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향후 꽉 막힌 여야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3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야 대표가 매주 한 차례꼴로 비공개로 만나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 후 9일 국내로 돌아온 뒤 협상 결과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 정기국회에서 법안과 예산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다급한 상황이고, 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여야 대표가 공개적으로 만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야 대표는 6월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한 바 있다.

여야 대표는 물밑 접촉에서 국정원이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자체 개혁안의 논의를 위한 ‘국정원 개혁 특별위원회’ 설치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국회에 별도의 국정원 개혁 특위를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관련 상임위인 국회 정보위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여당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김 대표가 회동에서 특위 구성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 황 대표도 가급적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원내 지도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당직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으로서는 선거 대비 차원에서 긴장 관계를 더는 조성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 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에 따라 야당 도움 없이는 예산과 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여당 원내 지도부로서는 민주당의 특위 신설 주장을 받아 줘야 하는 수세 국면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국정원 특위 구성과 관련해 일정 부분 새누리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핵심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8월에 실시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에 관한 국정조사특위가 정쟁으로 흘렀다며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특위 위원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양해(동의)하는 사람으로 구성하겠다고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朴대통령 18일 국회서 시정연설

한편 여야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국정감사를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일정을 고려해 5일에서 14일로 연기했다. 박 대통령은 18일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다.

고성호 sungho@donga.com·민동용 기자
#황우여#김한길#비밀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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