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 4호기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추가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방사선 쬐여야 하는 화염시험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조작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 4호기에 쓰인 케이블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원전에 화재가 났을 때 부품이 견디는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화염 시험’의 기본 절차마저 위조된 성적서로 건너뛴 것이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전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신고리 3, 4호기에 들어간 JS전선의 케이블 시험성적서에 첨부된 방사선 조사(照射)성적서, 사고방사선 조사성적서 위조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원전 케이블의 화염 시험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케이블에 방사선을 쬐이는 조사 처리를 해야 한다. JS전선은 이 처리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성적서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앞서 신고리 3, 4호기에 설치된 케이블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하고 재시험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해당 케이블은 재시험 첫 단계인 화염 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한수원은 결국 900km에 이르는 케이블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8, 9월로 예정된 두 원전의 가동 시기도 늦춰지게 됐다. 박 의원은 “신고리 3, 4호기 케이블이 화염 시험에 통과해 (그대로 사용됐다면) 더 큰 위기가 닥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은 한수원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원전 부품 납품업체로부터 최근까지도 210억 원 규모의 부품을 납품받았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위조 업체의 납품 공급자 등록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으나 제재는커녕 신규 계약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 불량 부품 등으로 인한 고장으로 원전이 멈춰 서는 사고가 반복되면서 원전 수리와 유지에 들어간 비용이 2011년부터 올 9월까지 1조928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신고리 원전#한국수력원자력#국정감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