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 사정당국과 불협화음… 새 민정수석은 檢총장 6년 선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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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 전격 개편]고검장 출신 홍경식 수석

곽상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임명 직후부터 청와대 내에서 가장 풍파가 심한 수석이었다. 정권 초반 ‘인사 낙마’가 이어지면서 부실 검증의 책임을 뒤집어썼다. 성접대 연루 의혹을 받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부실 검증 논란 때는 여당에서조차 노골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여기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까지 벌어졌다. 채동욱 검찰총장과의 불편한 관계도 공공연한 소문이었고 같은 민정수석실 내 비서관과의 알력설에도 휘말렸다. 곽 전 수석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 중요한 사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민정수석 교체는 시기의 문제였다. 지난달부터는 곧 바뀐다는 얘기가 관가에 파다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 됐든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은 곽 전 수석 본인 탓이다”라고 했지만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그 나름으로는 유능한 사람인데 밖에서 워낙 흔들어 대니 별수가 없었을 것이다”라며 비운의 인사라고 평가했다. 아내가 투병 중이서 당분간 간호에 신경 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홍경식 신임 민정수석의 역할이 곽 전 수석 때보다 커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곽 전 수석(사법시험 25회)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사시 23회), 채동욱 검찰총장(사시 24회)보다 후배여서 법무부와 검찰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 수석(사시 18회)은 황 장관, 채 총장보다 기수가 빠른 선배다.

홍 수석은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업무 처리가 엄격하며, 특히 입이 무거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검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검찰 후배들은 그를 ‘홍 주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울지검 공안1부장,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 ‘공안통’이지만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 서울지검 형사5부장 등을 지내는 등 공안, 특수, 형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면서 검찰 업무 전반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서울지검 공안1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북풍사건’(1997년 대선 당시 안전기획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연루설을 퍼뜨린 사건)을 수사했다. 부산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면서 ‘음주운전 3진 아웃제’(음주운전으로 세 번 적발되면 구속)를 도입해 정착시키기도 했다. 17대 총선 직후인 2003년에는 대검 공안부장으로서 선거사범 171명을 적발했고, 이후 재·보궐선거 때도 204명을 입건하는 등 선거 수사를 총괄 지휘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 사건과 화물연대 파업 등 대형 공안 사건도 다룬 경험이 있다. 2006년 법무연수원장을 지낼 때는 대법관, 헌법재판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현재 법무법인 광장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바둑 실력이 뛰어나 검찰 재직 당시 손꼽히는 고수로 통했다. 평소 홍 수석을 눈여겨봐 온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62) △사법시험 18회 △경복고, 서울대 법대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 △대검 공보관 △서울지검 공안1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연수원장 △서울고검장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국가경쟁력위원회 법제도선진화실무추진단 자문위원

윤완준·유성열 기자 zeitung@donga.com
#청와대#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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