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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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부처간 이견만 노출”… 현오석 부총리 이례적 질타
靑 “玄, 경제정책 조율 뭘 했나”… 여당도 “발빠른 대응 안보여”

박근혜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질타했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국무위원을 질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악화되는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못하는 현 부총리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취득세 인하 문제는) 주택 매매 활성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하는 국토교통부와 지방 재정을 걱정해야 하는 안전행정부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자체는 이해가 된다”면서도 “국민과 밀접한 문제는 부처 간 협업과 토론을 통해 타당성 있는 결론으로 나와야 하는데 언론에는 부처 간 이견만 노출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보고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처 간 이견이 노출돼 국민이 혼란을 느낄 동안 이를 조정해야 할 경제부총리가 그동안 무얼 했느냐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경제팀 비판도 계속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심각한 상황 인식과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데도 정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 경제팀이 경제 현실을 안일하게 보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날 “우리 경제는 1분기(1∼3월) 대비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다소 결이 다른 경기분석을 내놨다.

이에 앞서 3일 열린 ‘가계부채 정책 청문회’에서 현 부총리가 “현재 가계부채가 위기 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안일한 인식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팀에 대한 당과 청와대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은 급박한 경제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경제부처들의 정책 추진력과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조직개편 때 5년 만에 ‘경제부총리’ 자리를 부활시켰는데도 박 대통령이 강조한 부처 간 협업은커녕 갈등 사례만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부처들이 공약이나 국정과제에 명시된 정책만 ‘매뉴얼대로’ 수립하고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부처 간 이견이나 경제주체 간의 갈등 모두 경제 사령탑이 조정하고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내고 설득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동정민 기자·세종=유재동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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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현오석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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