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은 乙위한 경제민주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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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5·18묘지서 ‘광주 선언’ 발표… 경제민주화 법안 주도권 겨냥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 견제 나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이틀 앞둔 16일 민주당은 광주를 방문해 ‘혁신 선언’을 발표했다. 김한길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 72명은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을(乙)을 위한 민주당 광주 선언’을 발표했다. 새 지도부의 호남 방문은 4일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선언문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정치민주화를 넘어 갑(甲)인 경제 권력에 아파하는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경쟁적 동지관계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국민의 명령이 있다면 동지로서 껴안겠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에 방점을 둔 광주 선언은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경제민주화 법안을 두고 여당을 상대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로 흔들리는 호남에서의 지지세를 회복하고,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는 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간담회를 갖고 “을의 공생과 연대, 평화가 광주정신이다. 이걸 구현할 정치세력은 (127명의 의원을 가진 제1야당인) 민주당밖에 없다”며 “경제민주화 입법 성과를 갖고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안 의원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16일 부산 본가에서 하룻밤을 잔 뒤 17일 지역 포럼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한다. 이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로 이동해 5·18 전야제와 18일 공식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 포함하라는 광주 지역 단체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16일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일부 노동·진보단체에서 ‘민중 의례’ 때 애국가 대신 부르는 노래이며, 정부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 등이 제기돼 제창 형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합창단이 부르면 참석자 중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시는 “제창이 시민들의 뜻”이라며 시립합창단을 기념식에 참석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5·18 단체와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5·18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도 제창을 요구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5·18 기념식이 2003년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8년까지는 기념식 참석자들이 제창했다. 그러나 2009, 2010년에는 식전행사로 밀렸고 2011, 2012년에는 합창단 공연 형식으로 불렸다.

광주=김기용·이형주 기자 kky@donga.com
#5·18#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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