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선거기관協 창설 주도… 개도국 40여곳에 ‘선거 한류’ 전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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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사무처 송도에 입주하기로

“K-pop만 있나, ‘K-Democracy’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월 선거 관련 최고 국제기구인 A-WEB(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 본부 유치를 계기로 본격적인 ‘선거 한류(韓流)’를 준비하고 있다. 선관위가 창설을 주도해온 A-WEB는 세계 각국의 선거 관련 정보, 지식, 경험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개발도상국 선거를 지원하기 위한 기구. 2011년 10월 선관위가 창설을 제안했고 올해 3월 제주도에서 세계 각국 선거 관련 기구 대표자들이 참석한 실무단회의에서 A-WEB 사무처를 한국에 두기로 최종 결정했다. 10월에는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A-WEB 출범을 공식 선언한다.

선관위는 A-WEB 유치를 계기로 ‘한국형 선거제도’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치문화는 여전히 불통과 ‘삼류’라는 딱지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선거 하드웨어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국 선거 관련 기구와의 상호 교류가 활성화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41개국 317명의 선거기구 종사자가 한국을 방문해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등 주요 선거를 지켜봤다. 특히 네팔 몽골 등에는 정치관계법을 ‘수출’하기도 했다. 네팔선거위원회는 2011년 사무처장 등을 한국으로 보내 중앙선관위와 세미나를 갖고 우리의 정당법, 선거법을 98%가량 그대로 수용해 네팔의 정치관계법을 만들었다. 몽골중앙선관위는 2012년 대선 기간에 한국에 관계자들을 파견해 자국의 대통령선거법, 국회의원선거법을 만들기 위한 자료를 수집해가기도 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부탄 방글라데시 탄자니아 등 총 8개국에 정치관계법을 수출할 계획이다.

A-WEB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선관위는 기대하고 있다. 녹색성장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통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서는 인천 송도 아이타워에 자리 잡을 A-WEB 사무처에는 각국의 선거 관련 전문가 300여 명이 상근할 계획이다. A-WEB가 ‘선거 분야의 GCF’로 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문상부 사무총장은 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는 송도 아이타워 1개 층을 A-WEB 사무실로 무상 제공하고 국제회의시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GCF와 같은 수준으로 직원 자녀 국제학교 입학 특례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A-WEB가 들어서면 세계 선거기관의 국제콘퍼런스 등 MICE산업(회의, 인센티브 관광, 컨벤션, 전시회와 관련된 서비스업)으로 인한 경제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거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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