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새누리당 의원들도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8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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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배제키로 알려진 가운데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이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8일 당 최고중진회의에서 "5·18 기념식에서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5·18 기념행사용의 별도 노래를 제정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하는데 아까운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유가족과 광주 시민이 원하는대로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 민주화 투쟁 시절 저 자신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른 민주화 투쟁 주제가였는데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애국가를 대신하고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게 아니다"면서 "별도의 노래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에서 김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정하는 것은 5·18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5·18기념식은 광주시민만의 행사가 아니라 정부의 기념행사이므로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후 "이같은 발언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편협한 역사인식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하려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성 없는 계승이라는 점도 지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한 정부를 되풀이하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가 보훈처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퇴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곡이 기념식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는 것.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다만 본행사에서 이 곡을 '합창' 방식으로 할지 '제창' 방식으로 노래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합창은 합창단이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방식이고 제창은 모든 행사 참석자가 함께 노래하는 형식이다.

그는 이 곡이 기념식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과 지난해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한 것은 공식 지정곡이 아닌 노래를 제창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어떤 형태로 할지 5·18 및 광주지역 단체 등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5·18 기념노래 지정 혹은 제작을 위한 논의에도 조만간 착수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5·18 기념식이 끝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념곡을 제작할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의견수렴 기구를 통한 여론조사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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