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는 당밖 인사… 朴 “검증 시간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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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인-與지도부 긴급 회동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31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을 갖고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후보자 인선, 정부조직 개편 문제 등을 협의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처에서 오후 4시 반부터 한 시간 동안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과 회동을 가졌다. 진영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팀장도 참석했다.

황 대표는 전남 순천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여수시 서시장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박 당선인으로부터 “가급적 빨리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급히 상경했다.

이날 회동은 급박하게 결정된 탓에 시간이 두 차례 변경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꼭 해야 한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참석자들이 일정을 조율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수위 주변에선 이날 밤 총리 후보군이 확 돌았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 김진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황우여 대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등이다.

안 전 대법관은 ‘국민검사’라는 대중성을 갖춘 데다 법질서 확립과 정치쇄신이라는 박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구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하다는 점에서 유력하게 거론된다. 황 대표와 김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신뢰가 두텁다는 점에서, 진 부위원장은 호남(전북 고창) 출신으로 역시 박 당선인의 신뢰가 두텁다.

하지만 미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오전 귀국한 안 전 대법관은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용준 후보자 낙마 사실을 모른 채 원래 일정대로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며 “김 후보자가 낙마한 줄 알았다면 귀국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와 진 부위원장은 자신의 총리설이 도는 데 대해 “전혀 아니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얘기다”고 각각 부인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인사는 “박 당선인이 갖고 있는 (총리 후보군) 리스트가 따로 있는 것 같다”며 “현재 거론되는 당내 인사들은 전혀 아니다. 120% 외부인이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인사청문회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검증에 시간이 걸릴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지도부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르면 1일 총리 및 비서실장 후보가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일제히 “내일(1일) 총리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입을 닫았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최경환 유정복 의원, 권영세 전 의원 등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 후보군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의 총리 유임설에 대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지요”라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임 가능성을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게도 “이제 쉴 때도 되지 않았느냐”며 퇴임 이후 여유를 갖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일부 언론에서 유임 가능성을 거론하자 총리실 간부들을 불러 “혹시 (총리실)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다닌 사람이 있는 것 아니냐”라며 강하게 ‘입단속’을 했다고 한다.

이재명·고성호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총리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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