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 “정부 4대강사업 검증, 대단히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3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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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 여부, 구체적 내용 확정 후 판단".."`총체적 부실'은 잘못된 표현"

사퇴 요구에 "책임질 일 있으면 지는 건 당연..양심껏 감사 진행"

양건 감사원장은 국무총리실이 중심이 돼 4대강 사업에 대해 다시 검증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심각한 사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 감사원장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출석해 "수용 여부는 구체적 내용이 확정된 후 판단해 보겠다"면서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실이 발표한 내용을 확인해 봐야겠으나, 만약 총리실이 조사를 하고 감사원이 그 조사를 받는다, 조사 대상이다, 이런 내용이라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그는 추가 답변을 통해 "감사원이 총리실과 통화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검증 발표는 감사원 감사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4대강 사업 전반 자체를 검증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며 "총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검증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문제점을 지적했던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낮췄다.

관련 부처가 감사원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선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의가 있으면 정해진 절차 따라 재심을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부처, 특히 국토부의 반박을 보면 전반적으로 감사원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은 없다"며 "보 설계 기준에 대해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국토부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늑장감사, 총리실 검증 등에 대한 불명예 회복 차원에서라도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사퇴 요구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감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능력껏, 실력껏, 양심껏 진행된 것이고 늑장발표 운운은 감사실무과정을 이해 못한 데 따른 오해"라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잘 보여 임기를 보장 받으려 한 것 아니냐'는 박 의원의 지적에 "전혀 정치적 고려나 당파적 고려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양 원장은 17일의 4대강 감사 결과와 관련 "총체적 부실이라는 표현도 언론에서 표현한 것이지 감사원 결과 보고서에는 전혀 없는 표현이고 내용적으로도 맞지 않는 표현"이라며 "총체적 부실이라거나 별 문제가 아니라거나 둘 다 올바른 평가가 아니다"고 바로잡았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한 업무보고 당시 4대강 감사결과를 보고하지 않은데 대해선 "(감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많아 보고를 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입찰담합 논란과 관련해 "감사가 진행 중으로, 1차 턴키사업에 대해 공정거래위가 조사를 했고, 그 조사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기 때문에 공정위를 대상으로 감사를 할 것"이라며 "공정위가 조사하지 않았던 2차 턴키사업에 대해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특정업무경비 문제에 대한 회계감사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오래된 문제이지만 계속 개선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또 MBC 감사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법정기간인 2월 초 전에 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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