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對野관계 기상도는… 27, 28일 예산안 처리가 시금석

  • 동아일보

與 연일 유화제스처 보내지만… 민주 “與 단독주행 여전” 싸늘

여야 관계가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어떻게 달라질까.

새누리당은 선거 직후 연일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라고 치켜세우며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황우여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과 정책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 야당의 의사를 더욱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극심한 여야 대립이 국민의 정치 불신을 가져와 ‘안철수 현상’을 만든 단초가 됐던 만큼 상생의 정치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27, 28일로 예정된 본회의 예산안 처리는 박근혜 정부 초기 여야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최대한 야당의 주장을 반영해 원만한 처리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지만, 여야 대립으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한동안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야당이 지도부 공백상태이지만 민주당은 전통 있는 정당”이라며 “민주당이 상임위별로 책임감 있게 의사결정을 하고 새누리당 상임위 간사들과 충분히 합의를 해주면 새누리당에서 100%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이 박 당선인 공약과 관련해 6조 원의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입으로만 대통합을 말하면서 여전히 단독 주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국회 예결특위 간사 역시 브리핑에서 “국채로 예산 6조 원을 증액하겠다는 이한구 원내대표 발언은 오만하다”며 “빚을 져서 예산을 짜겠다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내홍에 빠진 상태여서 여당과의 관계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선명성을 내세운 강성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여야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박 당선인이 직접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15년간 여의도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야당의 중요성을 잘 안다”며 “선거운동 기간에 제안했던 여야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구성 등을 구체화하며 먼저 야당에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박근혜#여당#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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