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십알단’ 불법선거운동 논란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18시 00분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십알단'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십알단은 '십자군 알바(아르바이트)단'의 줄임말. 종교인을 중심으로 특정 대선 후보를 홍보하거나 상대 후보에 부정적인 글을 온라인상에 퍼뜨려 특정 후보에 유리한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지난 9월 27일 '봉주 21회'에서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십알단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계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 사무실 설치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언론보도.

선관위 등에 따르면 선관위 직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 등록되지 않은 새누리당 선거 사무실이 운영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조사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SNS 단장이라는 명함을 소지한 윤모 씨 등이 업무를 보고 있는 이 사무실은 '대선 D-6' 등이라는 글귀가 벽에 붙어 있었다. 그밖에 'President War Room(대통령 선거 상황실)'이라는 표지와 조직도도 볼 수 있었다. 사무실 탁자에는 박 후보 명의의 임명장도 여러 장 놓여 있었다.

공직선거법 89조는 선관위에 등록된 사무실 외에 유사한 기관·단체·조직 등을 설치해 선거 운동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는 미등록 사무실에서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이 조항에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선관위는 현장 조사를 통해 컴퓨터 등 증거물품을 수집했고, 현장에 있던 직원 8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서울 영등포 선거관리위원회로 데려가 조사를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야권 성향 중심의 네티즌들은 이 곳을 '십알단 사무실'이라고 확신하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십알단은 14일 오전 주요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온라인상에서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한편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캠프의 이상일 대변인은 관련 보도 직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윤씨가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의 국민편익위원회 산하 SNS 단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는 당의 유급직원이 아니고, SNS 컨설턴트로 개인적으로 SNS 관련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보도된 공간은 윤씨 개인 사무실로 당과는 무관하다"면서 "선관위는 윤씨 문제와 관련해 조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공정선거를 저해하는 중대 범죄 행위"라며 "선관위가 철저한 조사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14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국정원과 십알단을 동원한 여론조작 의혹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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