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실험 쇼크]北 고슴도치 전략… 탄도미사일 라인업 완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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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어 세계 두번째… 사실상 전세계 타격 가능
美-러, 1987년 협정 맺어 ICBM만 남기고 폐기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의 발사 성공을 계기로 중국에 버금가는 ‘미사일 강국’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거리 300km 안팎의 단거리 미사일(SRBM)부터 최대 1만3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국가는 중국과 북한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는 1987년 체결한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조약에 따라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모두 폐기했다. 현재는 1만 km급의 전략 핵무기(ICBM)만 운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DF-11 같은 단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DF-3A 등 준중거리 미사일(MRBM), DF-4 등 중거리 미사일(IRBM), DF-5A급 ICBM까지 운용한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역에 핵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중국을 모델로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1990년대 노동 계열의 MRBM, 2000년대엔 무수단 계열의 IRBM을 실전 배치했다.

이번에 ICBM급 장거리 로켓까지 쏘아 올려 좁게는 한반도 주변, 넓게는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가공할 능력을 입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쏘아 올린 장거리 로켓은 체제를 위협하는 어떤 나라도 핵미사일로 타격하겠다는 ‘고슴도치 전략’의 완결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무수단 미사일의 첫 성능시험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장거리 로켓의 1단 추진체로 활용된 무수단 미사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발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2003년 9월 평양 인근의 미림공항에서 10기가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있는 장면이 미국 정찰위성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이후 2006년 최대 20기까지 실전 배치됐고, 2010년 4월 인민군 창건일 군사퍼레이드에서 그 실체가 외부에 공개됐다.

일각에선 무수단 미사일이 옛 소련이 수백 차례의 엔진테스트와 성능 검증을 거쳐 개발한 SSN-6 미사일을 개조한 것인 만큼 별도의 시험발사 없이 실전 배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미사일#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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