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美-日 요격 피하고 中 경계심 낮추려 ‘계산된 기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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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발사 늦출듯 연기한 이유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미룰 듯한 내용의 발표를 두 차례나 내놓은 뒤 기습적으로 로켓을 발사한 이유를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기술적 결함이 심각하지 않아 바로 문제를 해결했을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군 최고사령관 등극(30일) 전에 로켓을 쏘겠다는 의지가 뚜렷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기상이 양호한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해결하는 데 채 이틀이 걸리지 않을 사소한 결함 때문에 발사 연기 가능성을 공식 발표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선에서 의도적으로 주변국들에 혼선을 주기 위해 발사 연기 가능성을 흘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미국과 일본의 로켓 요격 움직임을 우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일본이 ‘자국 영토에 로켓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명분으로 실제 요격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미국 일본이 실제로 요격을 해서 문제가 커지는 것은 북한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기습적으로 발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미일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가세해 북한을 압박하자 일단 시간을 끄는 척하면서 경계심을 늦추려 했을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계심을 일단 낮추기 위해 ‘발사를 연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봤다가 더 시간을 끌면 오히려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전격적으로 발사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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