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22일 미사일 발사 예고]北 언제든 무기 전용 가능… 나로호는 불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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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 로켓 비교

북한이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로켓은 4월 13일 발사에 실패한 ‘은하3호’와 같은 기종이다. 당시 북한이 외신기자들에게 공개한 은하3호는 3단 로켓으로 길이 30m, 최대 지름 2.4m, 무게는 91t이다. 길이 33.5m, 최대 지름 2.9m, 무게 140t의 2단 로켓인 한국의 나로호와 비교하면 작고 가볍다.

정규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단수가 많으면 로켓 효율이 높아져 작은 무게로도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라며 “북한은 과거 로켓 발사 경험을 통해 단 분리 기술을 확보한 만큼 3단의 가벼운 로켓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이 1970년대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액체연료를 사용한 로켓 기술을 축적해 이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기술이 앞서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에 주목하는 것은 이 기술이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같은 무기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로켓은 실온에서도 저장 가능한 추진제(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관이 쉽고 발사 준비도 간편하다. 나로호는 산화제로 쓰는 액체산소가 영하 183도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직전에 주입하고 발사가 취소되면 안전을 위해 바로 빼내야 한다. 나로호를 무기 용도로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위성 분야는 로켓과 달리 남한이 북한에 크게 앞서 있다. 북한은 이번 로켓에 실은 위성이 4월 발사 때와 같은 ‘광명성3호’로 2호기 위성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 위성이 극궤도를 돌며 지구를 관측하는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초보 수준의 ‘실험위성’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탁민제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북한 위성은 위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호를 내보내는 최소한의 기능이 들어 있을 뿐 실용성 있는 위성은 아닐 개연성이 크다”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실용위성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포장용’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2009년 4월 5일 발사한 ‘광명성2호’ 위성이 지구와 490∼1426km 떨어진 타원 궤도를 그리며 지구 한 바퀴를 104분 12초에 돌면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 ‘김정일 장군의 노래’ 선율과 측정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 정부는 광명성2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했으며, 위성도 30kg급 실험위성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5월 18일 지상의 70cm 물체까지 식별하는 다목적 실용위성 3호를 발사하는 등 인공위성 선진국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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