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총장-중수부장 초유의 정면충돌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대검 “김광준에 조언문자 품위손상”… 최재경부장 감찰 착수
崔 “부당한 조치 승복 않겠다”… 검사들, 韓총장 퇴진 건의키로


뇌물 검사, 성추문 검사 사건으로 검찰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8일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에 최재경 중수부장(50·사법시험 27회)을 필두로 특별수사통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현직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1, 2, 3차장 산하 부장들이 이날 저녁 긴급회의를 하고 한상대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29일 대검 간부들을 통해 이를 한 총장에게 건의할 예정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28일 오후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조사는 한 총장과 최 중수부장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총장은 30일 중수부를 폐지하고 고검 권역별로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최 중수부장이 강하게 반발해 두 사람이 극심한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경 긴급 브리핑을 통해 “최 중수부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감찰본부의 감찰을 받던 기간에 문자로 언론취재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관련 자료 등을 이첩 받아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은 감찰본부의 발표가 있은 지 1시간여 후인 오후 8시 기자들에게 보낸 글에서 “문자메시지는 친구(대학 동기)인 김광준 검사가 언론보도 이전의 시점에서 억울하다고 하기에 언론 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 중수부장은 “한 총장의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 총장과) 의견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오늘의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감찰조사를 승복할 수 없고 향후 부당한 조치에 굴하지 않고 적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뇌물 검사#성추문 검사#검찰#감찰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