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종북세력=국군의 적” 공식 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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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한반도 적화 전략 맹종 안보 위협 악성 바이러스”
표준교육자료 전군에 하달

국방부가 ‘종북(從北) 세력은 국군의 적’이라고 공식 규정한 표준교안을 작성해 전 군에 하달했다.

국방부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실에 제출한 ‘사상전의 승리자가 되자!’라는 제목의 18쪽짜리 표준교안에 따르면 군은 “종북 세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대남전략 노선을 맹종하는 이적 세력으로 분명한 우리 국군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안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8일 각 부대에 하달됐다.

교안은 종북 세력의 위험성을 ‘악성 바이러스’에 비유하며 “대한민국의 역사 부정을 통해 국가정체성을 부인하고, 용어 혼란 전술과 사회 혼란을 통해 공권력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북 세력을 적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종북 세력의 활동 목표가 북한의 대남전략 목표인 한반도 적화이고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며 △북한에 밀입북해 직접 지령을 받거나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에게 포섭돼 이적 행위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안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 해외본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9개 단체를 종북 세력으로 꼽았다.

그러나 종북 세력의 실체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특정한 세력을 지칭해 ‘국군의 적’으로 규정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진 의원은 “국방부가 사상과 이념의 차이를 가지고 국민 일부를 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종북세력#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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