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안되는 日 배외주의자들, 韓中 집중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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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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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 야스다씨 인터뷰

“일본 경제가 침체되고 정치권의 우경화 발언이 쏟아지면서 최근 일반인들 가운데 배외주의(排外主義)자가 늘고 있다. 그들은 무조건 외국을 배척한다. 그중에서도 일본이 점령한 경험이 있는 한국과 중국을 집중 공격한다.”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47·사진) 씨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도쿄 신오쿠보 일원에서 시위를 벌이는 극우세력들의 정체를 이렇게 규정했다. 야스다 씨는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회원 1만 명을 릴레이로 인터뷰하며 배외주의자들의 활동을 분석한 뒤 ‘네트(인터넷)와 애국’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재특회는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일자리를 뺏어 간다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 단체다.

야스다 씨가 만난 배외주의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본 내 주류 세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여기엔 ‘한국인이 일본에서 좋은 일자리를 다 차지한다’며 한국을 우러러보거나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다’며 무시하는 두 부류가 있다. 어느 측도 한국의 실상을 모르는 가운데 증오하고 있다는 게 야스다 씨의 판단이다.

그는 “일본 사회의 1%도 되지 않을 배외주의자들이 힘을 얻게 된 것은 인터넷 덕분”이라고 말했다. 배외주의자들은 ‘2채널’과 같은 특정 사이트에 모여 한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는다. 시위 날짜와 장소도 인터넷으로 공유한다.

정치권도 배외주의자 증가에 한몫했다. 그는 “일본 정치인들이 조기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발언을 일삼고 이웃 국가와 대결하고 있다. 대지진, 원전 사고 등의 문제를 덮어버리기 위해서다. 그러는 동안 많은 일본인들이 이웃 국가를 배척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이 거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이나 한국과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야스다 씨는 “한국과 중국을 무력으로 굴복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지식인들이 훨씬 더 많다. 단지 그들의 주장이 언론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배외주의자#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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