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직 가진 문재인, 안철수보다 단일화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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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대응전략 분주

새누리당은 1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출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공식 반응 속에 향후 대선구도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시나리오별로 예측하며 대응 전략을 숙의하는 모습이었다.

박근혜 대선후보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참모들로부터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들은 문 후보가 대선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어느 정도 거둘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협상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다양한 관측을 내놓았다. 특히 향후 국민의 관심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만 쏠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당내에선 안 원장보다는 문 후보가 궁극적인 야권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울러 안 원장의 경우 말이나 글을 통해 밝힌 것과 실제 처신에 차이가 나면서 거품이 많이 꺼졌다는 진단,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점이 적기 때문에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 여전히 안 원장이 ‘친노 프레임’에 갇혀 있는 문 후보보다 위력적인 상대라는 전망 등이 동시에 나왔다.

박 후보 측의 한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있겠지만 대세는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 조직 기반을 가진 문 후보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여당과 야당 후보의 ‘일대일’ 싸움으로 재편되면서 박 후보를 상당히 위협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주변에선 문 후보에 대해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남아 있는 반쪽 후보”라고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결국 표를 의식한 정치적 야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일단 야권의 지지율 상승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정책’과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정책의 경우 추석(30일) 연휴 전에 대선 공약을 총괄하는 국민행복추진위에서 2개 정도를 먼저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기존 산업과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칭 ‘스마트-뉴딜’ 발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당직자는 “실무 검토는 상당 부분 마무리됐으며 공약의 구체적인 이름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면서 “이 정책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차세대 성장 엔진 방안으로 벤처산업 육성과도 연관돼 있어 청년에게 일자리 창출 공약을 제시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인사도 컨벤션 효과 차단을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 대선 핵심 키워드인 국민대통합을 위해 각계의 명망가 영입에 나서고 있으며 추석 연휴 전에 발표할 선대위 명단의 일부를 부분적으로 먼저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당 대선기획단에서는 재외국민팀과 온라인팀 등 선대기구 구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아예 당 선대위를 이번 주에 일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고위 관계자는 “야권이 단일화를 계기로 당분간 야단스럽게 할 것”이라며 “문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올라가면 선대위를 빨리 띄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은 자질 검증 공세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문 후보가 공식적으로 선출되지 않았고, 안 원장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아 자제했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인 자질 검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향후 1주일간 지지율 추이를 눈여겨볼 예정”이라며 “박 후보와 대등한 정도로 지지율이 치고 올라오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좋은 비전과 정책 제시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문 후보나 안 원장에 비해 많은 정책을 준비해 왔으며 국정운영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이 낫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대선#문재인#민주당#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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