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보다 사랑 택한 北스파이

中서 탈북자로 위장 잠입 50대 “함께 온 여성과 南정착 원해”
국정원 조사서 처벌 감수 자백

탈북자로 위장해 입국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이 동거 여성과 한국에서 새 삶을 살고 싶다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북한 공작원 김모 씨(50)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특수잠입 등) 혐의로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6월 탈북자 신분으로 위장해 국내에 들어온 김 씨는 최근 국가정보원 합동신문센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국가안전보위부에 소속된 위장간첩이라는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15년 전 국가안전보위부로부터 ‘중국에 있는 남한 출신 주요 인사의 동향을 파악하고 탈북자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라’는 지령을 받고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활동해왔다. 올해 6월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에 있는 탈북자들의 동향 정보를 수집 및 보고하기 위해 탈북자로 위장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등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씨는 중국에서 동거하던 여성과 함께 국내에 들어왔고 이 여성과 한국에 정착해 살기 위해 처벌을 감수하고 자신의 정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반체제 인사를 색출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하고 관리하는 공안기구로 간첩업무와 해외 정보수집, 해외 공작업무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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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