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납치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 지금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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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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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 터무니없는 몸값 요구
피랍 500일… 석방 교섭 안갯속

싱가포르 선사 소속 화물선 ‘제미니호’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지 10일로 500일을 맞았다. 그동안 싱가포르 선사가 지속적인 협상 시도를 해왔음에도 해적들은 터무니없는 몸값을 요구해 석방 교섭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화학물질을 싣고 아프리카 케냐 인근 해상을 운항하던 제미니호가 해적에게 납치된 것은 지난해 4월 30일. 피랍 당시 배에는 한국인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4명과 외국인 선원 21명 등 모두 25명이 타고 있었다. 싱가포르 선사는 해적과의 협상에 나서 피랍 7개월 만인 11월 30일 해적들이 요구하는 몸값을 주고 외국인 선원들과 함께 제미니호를 돌려받았다.

당시 맞교환은 선사가 헬기를 이용해 배 위에 돈을 떨어뜨리면 해적들이 이를 받은 뒤 24시간 내에 모든 선원을 내버려둔 채 떠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해적들은 이 과정에서 유독 한국인 4명만 풀어주지 않은 채 이들을 데리고 소말리아 내륙으로 도망가 버렸다.

해적들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을 위해 단행한 ‘아덴 만의 여명’ 작전 당시 한국에 붙잡힌 동료 해적의 석방과 사살된 해적에 대한 보상도 요구했다. 해적들이 한국인 4명의 몸값으로 요구한 돈은 싱가포르 선사가 제시한 금액의 6∼7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은 인질로 잡고 있는 한국인 선원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선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도움을 호소하는 피랍 선원들의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정부는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단호하게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선사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피랍 선원의 가족들과도 계속 접촉하며 선원들의 석방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선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선원 1명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문과 함께 사망설이 돌기도 했지만 선사 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현지에서 시리아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소문도 있어 가족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제미니호#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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