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 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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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野후보자리 헌납하나” 우려 커져… 박원순 “이래서 국민은 정당밖 사람 원해”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순회경선에서 발생한 모바일투표 불공정 의혹 파문의 최대 수혜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가뜩이나 팽배한 제도권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이번 사태로 더욱 깊어지면서 장외에 있는 안 원장이 어부지리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로 안 원장에게 야권 대선후보 자리를 헌납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이 극적으로 봉합되기는 했지만 이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반에 대한 공신력이 무너진 터라 이후 경선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선출된 대선후보가 ‘컨벤션 효과’(공식 후보 선출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타고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다면 10월경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 원장의 야권후보 단일화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낮아진다. 안 원장으로선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독자적 생존, 즉 독자적 집권방식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며 “민주당의 최대 위기이고, 이 모든 일은 민주당이 자초했고, 제도권 전체가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여의도 정치로 대변되는 정치의 쟁투라고 할까, 민생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할까 이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지쳐 있다”며 “정당이나 정당이 낸 후보보다는 안 원장이나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정당 밖에 사람들을 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안철수#민주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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