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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입찰담합 수사]공정위 과징금 1115억 물리고 고발안해… 檢, 외압여부 가릴듯

입력 2012-08-16 03:00업데이트 2012-08-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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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앞두고 ‘MB정부 최대 국책사업’ 비리 의혹 4대강 사업 입찰 담합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는 것은 단순하게 정부의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18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 현 정부 최대 국책사업의 비리 여부를 검찰이 파헤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다가오는 대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공정위 조치 적절했는지 수사

검찰 수사의 핵심은 공정위가 4대강 건설사업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19개 건설사에 내린 최종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공정위를 극비리에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한 것은 조치가 적절했다는 공정위의 ‘주장’과 달리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공정위에서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공정위가 건설사들에 과징금과 시정명령, 경고조치를 내린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공정위의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 부당한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수사 결과 4대강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정위의 결정 과정에 압력이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 현 정권이나 대선을 앞둔 여당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공정위가 건설사들의 로비를 받아 검찰 고발을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줄곧 비판해 온 야당과 시민단체뿐 아니라 올 대선의 유력 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 측도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6월 중순 “4대강 1차 턴키공사(설계 시공 일괄계약 방식)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처분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4대강 사업 담합 건설사들을 고발하지 않기로 한 처분 기준을 공개하고 담합 건설사를 즉시 고발해야 한다”며 공정위를 비판했다. 검찰 수사 결과 공정위의 처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현 정부는 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여당까지 합세한 거센 비난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공정위, 건설사 처벌 과정 ‘잡음’

공정위는 6월 4대강 사업 1차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대림산업 등 8개사에 과징금 1115억4100만 원을 부과하는 등 19개 건설업체를 제재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공정위가 건설업체들의 담합을 확인하고도 해당 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했다”며 건설업체들을 형사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사금액이 22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데다 담합으로 인한 피해 액수가 큰데도 공정위가 담합을 주도한 건설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특히 2009년 10월 이석현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4대강 입찰 담합 의혹을 제기하자 곧바로 조사에 들어간 공정위가 2년 8개월이 지나서야 처리 결과를 내놨고 이마저도 정권 눈치 보기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을 공정위가 갖고 있다.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 이 사건을 수사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단체들이 공정거래법이 아닌 건설산업기본법을 근거로 담합 건설업체들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입찰담합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공정위가 이들 건설사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적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를 건의하는 공정위 실무 심사관이 당초 대림산업 등 담합을 주도한 6개 건설사와 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건의했지만 공정위 전원회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전원회의는 이들 건설사가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과정에서 담합이 이뤄진 데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 상당수 업체가 수익을 얻지 못한 점, 또 건설업체들이 조사에 협조한 점을 들어 검찰 고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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