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관련 글 11개 교과서에 수록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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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치중립 훼손” 작년부터 지적… 평가원 “검인정 기준 고민” 즉답 피해
대선前 교과서개정 사실상 불가능

교과서의 정치 중립성 논란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로 번지고 있다. 안 원장 관련 글이 현재 초중고교 교과서 11종에 실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안 원장이 소개된 교과서는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 1종,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과서 등 6종, 고등학교 국어와 컴퓨터일반 등 4종이다. 그가 쓴 글(수필 ‘내 삶의 가치’)이 직접 실린 교과서도 있고,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씨와 나눈 인터뷰가 실린 것도 있다.

○ 교과서 곳곳에 등장하는 안 원장

안 원장의 교과서 수록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지난해 11월에 한 차례 불거졌다. 당시 국회의원이던 강용석 의원이 “안철수 교수가 생존 인물로는 최초로 교과서 11권에 실려 있고, 그중 일부는 거짓 내용도 있다”며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한 것.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 국어 하(금성출판사) 159쪽에 실린 만화에는 안 원장의 군 입대와 관련해 “내무반에 들어가고 나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의 부인 김미경 교수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안 원장을 군대 가는) 기차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무지 섭섭했다”며 교과서 내용을 부인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강 의원의 지적에 대한 논의는 물론 수정권고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안 원장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25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안 원장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성태제 평가원장에게 “대통령 출마 여부가 결정 안 된 안 원장은 (교과서에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도 “또 한 명의 유력한 대선 주자가 이미 교과서에 여러 번 등재됐다. 앞으로 또 갈등이 생기지 않게 현존 인물을 교과서에서 다루는 기준을 정립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성 평가원장은 “상당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현역 의원 문제를 어떻게 할지 사회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 원칙 없는 검인정 시스템의 한계

현재 진행 중인 교과서 검정 절차는 2009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바뀌는 2013학년도 교과서를 심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심의를 통해 안 원장 관련 부분이 교과서에서 빠진다 해도 당장 2학기 교과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대선 이전에 교과서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론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는 있다. 평가원의 한 관계자는 “그가 공식적인 대선 주자가 된다면 긴급 검정심의회를 열어 수정 권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종환 의원의 시 삭제 논란에 이어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검인정 시스템에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검정 기준이 두루뭉술하다 보니 특정 인물이 문제가 될 때마다 똑같은 논란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채널A 영상] 류우익 “안철수 북핵 해법, 북한 주장과 동일”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안철수#교과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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