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철수 겨냥 ‘포문’ 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2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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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ㆍTV출연에 캠프 핵심들 `까칠 발언' 이어져

야권의 유력 대권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태도가 조금씩 공세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박 전 위원장 본인이 직접 공세를 펴는 건 아니지만, 캠프 핵심 관계자들이 연이어 안 원장과 관련한 비판적 언급을 하는 데에서 박 전 위원장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등판이 가시화하면서 여야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박 전 위원장이 그간의 '소극 모드'에서 '적극 모드'로 전환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단 박 전 위원장 스스로 안 원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그분이 어떤 (정치적) 태도를 갖든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대선 출마선언 이후인 지난 16일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는 "사실 잘 모르겠다. 뭐를 생각하고 계신지.."라고 언급했다. 안 원장에 대한 시각이 다소 '까칠'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원장이 저서를 출간한 다음날인 20일에는 "출마를 정식으로 하셨느냐"고 반문하며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원장에게 '견제구'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캠프 내부에서도 안 원장이 박근혜라는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이상, 박 전 위원장도 당분간 안 원장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불필요하게 안 원장의 위상을 높여줄 필요는 없다는 캠프 내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캠프 핵심인사들이 공세의 선봉에 설 조짐이다.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 대선 경선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무임승차 준비행사"라면서 "손학규 상임고문 같은 사람은 '우리는 뭐냐'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상임고문이나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모욕당하면서 탈락하면 그 지지자들이 우리한테 올 것"이라면서 "그쪽에 있는 사람들은 `안되면 박근혜가 (지지대상이) 되겠지'라고 얘기를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경선을 통한 민주당 후보 단일화→안 원장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또는 안 원장야권 단일후보 추대' 등 야권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안 원장이 지난주 펴낸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서도 "주요 언론의 사설, 칼럼에다 질문 하나 붙여 그대로 만들었더라"고 비판했다.

조윤선 캠프 대변인도 가세했다.

조 대변인은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이 오는 23일 SBS TV '힐링캠프'에 출연하기로 한 데 대해 "대선 후보나 정치인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 방송은 기본적으로 여야의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안 원장이 저서 출간과 TV 출연 등을 통해 여론몰이를 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박 전 위원장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캠프 차원에서 안 원장에 대한 일정 정도의 견제는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캠프 차원의 '안철수 때리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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