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2시에 중대보도”… 정부 초긴장했다가 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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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11시경 예고… 원수 칭호 보도에 “맥빠져”

북한이 18일 오전 11시경 “12시에 중대보도를 하겠다”고 밝힌 직후부터 청와대와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당국자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전격 경질된 직후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중대보도’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긴장 속에 북한의 발표를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막상 나온 발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는 다소 맥 빠지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북한은 ‘중대보도’ ‘중대방송’ ‘특별방송’ 등을 예고해 외부의 관심을 끌어 모은 뒤 일방적인 메시지를 발표하는 수법을 되풀이해 왔다. 북한은 1992년 4월 김일성 대원수 추대, 김정일 원수 추대도 ‘중대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김일성 사망 4개월 이후인 1994년 11월에는 김정일의 다리·동굴 건설 지시 내용을 ‘중대방송’으로 내보내 당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북한이 이번에 이영호 해임과 현영철 차수 승진에 이어 김정은 원수 칭호 부여를 하루 간격으로 발표하는 것도 전형적인 북한식 보도 기법이다. 협상에서도 조건을 살라미 소시지 자르듯 잘게 쪼개는 것으로 악명 높은 북한이 발표도 하나씩 내놓으며 외부의 관심을 유지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영호 해임 이후 북한의 내부 움직임과 향후 급변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4월 13일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북한 중대보도#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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