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지지율 3~5% 빠져” 鄭 출당 압박

  • 동아일보

■ 새누리,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에 휘청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참 많이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대변인, 황영철 대표비서실장, 황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참 많이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대변인, 황영철 대표비서실장, 황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은 13일 ‘정두언 쓰나미’에 휩쓸린 듯했다.

두 차례의 최고위원회와 두 차례의 의원총회를 번갈아 가며 열었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았다.

황 대표는 오전 10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지금 노하고 있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총장에 앉아 있는 정 의원에게는 “본인도, 발언하는 다른 의원들도 곤란할 것이므로 하실 말씀 하시고 자리를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의원은 “영장실질심사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바로 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말한 뒤 회의 20분 후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후 의총장에선 △대국민 사과 여부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 △정 의원에 대한 출당 및 탈당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참석 의원들은 “약속을 어긴 데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반대표를 던진 많은 의원은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했던 남경필 김성태 의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김용태 의원은 의총에 나오지 않다가 의총이 끝난 뒤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정 의원이 자리를 뜬 뒤 몇몇 의원은 정 의원의 탈당과 출당까지도 주장했고,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과 쇄신파에 대한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이 원내대표에 대해선 “이 안건의 가결이 그렇게 중대한 일이었으면 개별 의원에게 좀더 상세히 설명했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분위기가 점점 강경한 쪽으로 흐르자 원내 지도부 사퇴를 만류하는 분위기가 ‘즉각 사퇴’로 기울기도 했다.

정 의원을 비롯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한 쇄신파 의원들에겐 “쇄신한다는 사람들이 당을 더 심각한 상황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날 당내에선 황 대표 책임론도 불거졌다. 황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직전 의총에서 이 안건의 법률적 문제를 잔뜩 설명한 뒤 “어떤 결론이 나든 동료 의원과 함께 이 문제를 치러나간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하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 의원 구하기에 나서 달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쇄신파에게 설득을 당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로 당이 심각한 타격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3∼5%는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총선 이후 최대 위기고 악재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선이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이날 의총에서 내려진 결론대로 착착 일이 진행된다면 주말을 넘기면서 다소 불길이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의 ‘영장실질심사와 구속에 준하는 가시적인 조치’ 요구에 대해 정 의원이 어떤 행동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정 의원과 가까운 김용태 의원이 당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고 일부 쇄신파 의원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 돌입하려던 새누리당은 ‘정두언 악재’에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정두언 쓰나미#새누리#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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