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방문진-KBS 이사 추천, 여야 함께 포기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2일 03시 00분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서 관행 개선… 8월까지 합의 못하면 대선 공약으로

새누리당이 KBS 이사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 추천권을 여야가 함께 포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법적으로 KBS 이사나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권이 지분을 나눠 갖는 게 관행이다. KBS의 경우 11명의 이사 중 현재 7명이 여권의 몫이고 4명이 야권의 몫으로 구성돼 있다. 방문진 역시 9명의 이사를 청와대(대통령)와 여당 야당이 3명씩 몫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 없이 여당 몫 추천 포기를 먼저 선언했다가 민주통합당만 관행대로 추천을 강행할 경우 방송사 이사진이 친야 인사 일색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당장 다음 달 방송사 이사진 개편이 예정돼 있어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그 전에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에는 기존 관례대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12월 대선 공약으로 제도 개선을 내건 뒤 다음 이사진 개편 때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의 공영방송을 보면 영국 BBC와 일본 NHK는 방송사 이사진을 전문성 위주로 선출한다. BBC는 영국 문화부 장관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이사진을 추천한 뒤 왕(여왕)이 임명하는 구조다. NHK는 총리가 추천한 이사진을 국회가 동의하는 형식으로 선임이 이뤄진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이사진 임명 제도 자체는 해외 공영방송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하지만 BBC와 NHK는 이사진을 뽑을 때 여야 진영의 논리를 대변할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나 여야 몫 나누기는 되도록 배제하고 최대한 전문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는 인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새누리#방송사 이사진 추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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