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25 62주년]“자유는 전사의 피와 남은 자의 눈물로 이뤄지는 것이다”

  • Array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6·25 참전국의 232개 기념물… ‘피로 쓴 碑文’이 전하는 교훈

‘전사자 4만667명, 부상 및 실종자 10만8395명….’

6·25전쟁 당시 공산군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역만리에서 달려온 유엔 참전국 장병들의 희생은 이처럼 엄청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방문한 콜롬비아를 비롯해 6·25전쟁 참전 21개국(병력 파견 16개국, 의료 지원 5개국)에 있는 232개의 참전 기념물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영웅의 헌신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참전국 가운데 가장 먼저 전투부대를 파병하고, 최대 규모의 병력을 보낸 미국은 워싱턴을 포함해 42개 주에 143개의 6·25 참전 기념물이 건립돼 있다. 미국은 전쟁 기간 연인원 178만9000여 명을 파병해 한국군을 제외한 유엔군 병력의 80%를 차지했고, 13만 명이 넘는 전사상자를 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참전 기념물이 세워진 나라는 캐나다로 오타와와 토론토 등 17곳에 참전 기념비 19개가 6·25전쟁에서 전사한 312명의 넋을 기리고 있다.

총인원 3490여 명을 파병해 99명이 전사한 벨기에는 브뤼셀과 앤트워프 등에 12개의 참전 기념비가 있다. 영국(9개)과 프랑스(7개), 호주와 뉴질랜드(각 6개), 네덜란드(5개), 필리핀(4개)에 세워진 다양한 참전 기념물도 62년 전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피를 나눈 형제국’임을 증명하고 있다.

참전 기념비 등에 새겨진 비문은 6·25전쟁의 아픈 상흔과 값진 교훈을 시공을 초월해 전하고 있다.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과 딸이었던 외국 용사들이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피 흘린 사실을 생생하게 전하며 한국 국민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오히려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사실을 잊고 사는 것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에 세워진 참전 기념비에는 ‘우리는 남들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남들이 두려워하는 곳으로 갔으며, 남들이 두려워하는 일을 했다“고 새겨져 있다. 미국 아칸소 주 맥아더 파크 내 기념비엔 ‘수호자를 잊어버린 국가는 그 또한 잊혀질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를 지켰던 영웅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호주 캔버라의 국립전쟁기념관에 있는 참전 기념탑에는 ‘무덤조차 찾을 수 없는 그들은 유엔의 이상을 따라 타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목숨을 바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6·25#콜롬비아#참전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