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100일 애도’ 끝나자마자 김정은 추대 착착 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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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다음 달 13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기로 했다.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를 위한 준비 절차도 시작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100일의 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대형 정치행사를 잇달아 여는 것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권력기반을 하루빨리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가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를 다음 달 13일 평양에서 소집한다는 결정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최고 주권기관이다. 입법권과 함께 국방위원장·위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위원, 내각 각료 선출 권한 등을 갖고 있다. 통신은 또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시군 당대표회들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4월 중순에 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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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이번 행사들을 통해 헌법상 ‘국가 주권의 최고 국방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위원장, 국가를 영도하는 노동당의 수장인 총비서 자리를 한꺼번에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공식적으로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가 된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사망 3년 3개월 뒤인 1997년 10월 총비서에 추대됐던 것에 비해 훨씬 빠른 행보다.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그만큼 취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일성 사망 후 주석직을 폐지하고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내세웠던 김정일의 ‘모범’을 따라 김정은이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김정일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그 대신 ‘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나 ‘공화국 혁명군사위원회’ 같은 새 기구를 창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이끌 당-군-정의 진용이 새로 짜일 것으로 보인다.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김 위원장 사망 100일을 맞아 김정은을 비롯한 당-군-정의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중앙추모대회가 열렸다. 정오에는 북한 전역에서 3분간 추모 묵념이 진행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평양 중심부에 세워진 ‘영생탑’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북한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남 위협과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3일 “이번 회의에서 끝내 반공화국 모의판을 벌여놓는다면 누구도 상상 못하는 가장 강력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남한이) 일부 참가국을 돈으로 매수해 공동성명이나 선언서 같은 것을 채택하려는 흉계까지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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