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추천 클린턴 “아이티 지진때 김용 총장에 감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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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 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 환영

다트머스대 축제서 힙합댄스 추는 김용 총장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지난해 열린 대학 축제에서 랩과 춤, 노래를 선보이는 모습의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총장은 미국 유명 힙합그룹의 래퍼인 윌아이앰으로 분장해 흰 가죽재킷과 흰 중절모, 가슴에 야광 효과를 내는 전자장치가 부착된 티셔츠를 입고 힙합가수들이 쓰는 선글라스를 낀 채 학생들과 함께 랩과 춤을 선보였다. 이 동영상은 25일 현재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유튜브
다트머스대 축제서 힙합댄스 추는 김용 총장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지난해 열린 대학 축제에서 랩과 춤, 노래를 선보이는 모습의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총장은 미국 유명 힙합그룹의 래퍼인 윌아이앰으로 분장해 흰 가죽재킷과 흰 중절모, 가슴에 야광 효과를 내는 전자장치가 부착된 티셔츠를 입고 힙합가수들이 쓰는 선글라스를 낀 채 학생들과 함께 랩과 춤을 선보였다. 이 동영상은 25일 현재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유튜브
김용(미국명 짐 용 김·53)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로 내정된 데 대해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과 지도급 인사들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김 총장은 23일 다트머스대 동문들에게 보낸 e메일 편지에서 “세계은행은 빈곤과 싸우고 개발국가를 지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수락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세계은행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만간 아프리카와 남미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 재무부 당국자는 밝혔다.

김 총장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세계은행 총재로 추천했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24일 “전 세계에서 건강관리 부문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퇴치에서 보여준 김 총장의 헌신과 리더십은 세계은행 총재 자질에 적합하다”며 “그는 개척자 정신으로 아이티에서부터 페루와 말라위 등지에서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세계은행 차기총재’의 랩-댄스 실력 보러가기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김 총장이 세계은행 개혁과 빈곤 퇴치라는 총재의 소임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스스로 나서서 화제를 모았던 세계적 경제학자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총장은 세계은행 총재 최고의 지명자로 나는 100% 그를 지지한다”며 “그동안 나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감사드리며 그의 지명 소식에 모두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색스 교수는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금융전문가가 아닌 개발전문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1987년 김 총장과 함께 자원의료봉사단체인 ‘파트너스 인 헬스’를 만들어 20여 년 동안 같이 일해 온 폴 파머 박사는 “페루의 슬럼가와 아이티에서 르완다, 시베리아의 감옥에 이르기까지 그는 빈곤과 질병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다”고 김 총장 지명을 환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자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은행 차기 총재 후보로 김 총장을 지명한 것은 이상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 총장을 선택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개발도상국가들이 역할을 보다 많이 해야 한다는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강력히 추천했던 경위도 밝혀졌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24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김 총장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은행가 출신과 경제학자, 정치인 등을 제치고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택한 것은 그동안 그가 개발 문제에 깊이 헌신한 것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이 아프리카 등 빈곤국에서 에이즈와 결핵 퇴치에 몸소 앞장서 왔던 것을 감안하면 열악한 환경에서도 복잡하게 꼬인 일을 잘 처리할 적임자로 꼽았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아이티 대지진 발생 당시 파머 박사,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아이티 재건사업에 나섰다. 당시 김 총장이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아이티 정부를 적극 설득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그의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가이트너 장관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수전 라이스 유엔대표부 미국대사, 로런스 서머스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 등을 놓고도 고심했지만 개발 문제에 헌신을 다할 뿐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현장에서 창조적인 방법으로 풀 수 있는 사람을 원해 김 총장을 발탁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트머스대 출신인 가이트너 장관은 후보군을 광범위하게 검증했지만 김 총장만큼 현장에서 철저하게 경험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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