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명 ‘노이즈마케팅’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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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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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새 트위터서 4만여건 언급… 대부분 희화화
쇄신파 “의견 수렴 절차 없었다”… 7일 의총 요구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은 3일 “당명 개정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당 지도부는 9일 상임전국위원회 소집에 앞서 7일 의총을 열어 새 당명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 노이즈 마케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텍스트 분석 기업인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2, 3일 트위터에서 새누리당의 언급 횟수는 4만8532건에 달했다. 민주당이 민주통합당으로 이름을 바꾼 지난해 12월 16, 17일 트위터에서 민주통합당의 언급 횟수는 3529건에 불과했다. 언급 횟수만 보면 SNS에서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보다 12배 이상 많이 노출된 셈이다.

하지만 확실히 노이즈 마케팅이었다. 새누리당과 함께 언급된 단어 가운데는 ‘새롭다’(4096건), ‘좋아하다’(1573건), ‘친근하다’(693건)와 같은 긍정적 의미의 단어가 많이 포함됐지만 대부분 새 당명을 희화화하는 데 사용됐다. ‘뭘 더 새롭게 누리겠다고’ ‘새누리당 좋아하네’ ‘개 이름이랑 비슷해서 친근하네’와 같은 식이다.

이런 평가에는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층의 반발도 한몫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친박(친박근혜)계의 원로인 김용갑 전 의원은 “새 당명 어이없다. 당이 침대냐(‘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만든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을 겨냥한 말)”고 평가절하했고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최악의 당명, 유치원 이름이냐”고 비판했다.

그나마 박 위원장 개인의 힘으로 트위터에서 새 당명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어느 정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은) 새로운 세상을 함께 열어 가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꿈과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많이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266번 리트윗(RT)됐다.

○ 박근혜 폐쇄적 리더십 논란

4·11총선을 60여 일 앞두고 만든 새 당명을 놓고 부정적 평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의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당명을 개정하자는 것은 좀 더 좋은 당명으로 바꾸자는 것 아니냐”며 “개인적으로 당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전날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의총을 열어 새 당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자는 얘기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친박계의 핵심으로, ‘박근혜 비대위’ 출범 이후 일부 비대위원의 퇴진을 요구하며 친이(친이명박)계에서 의총 소집을 요구한 적은 있지만 박 위원장의 우군(友軍) 진영에서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남경필 임해규 구상찬 권영진 홍일표 의원 등 수도권 출신 5명도 3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남 의원은 “당명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도 “비대위가 민주적으로 의견을 구하는 절차가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을 (참석 의원들이) 공유했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임 의원은 당 정책위 부위원장, 권·홍 의원은 비대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세연 비대위원도 기자회견 전 이들과 만나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의 주변 인사들까지 새 당명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최근 당 인선과 운영을 놓고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너무 폐쇄적”이라는 당내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홈페이지의 새 도메인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www.saenuri.or.kr’나 ‘www.saenuri.org(kr)’는 둘 다 다른 교회들에 선점된 상태여서 ‘saenuridang’ ‘saenuriparty’ ‘nuriparty’ 등 10여 개의 영문 도메인 주소에다 한글 도메인 주소를 대안으로 등록해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새누리당#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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