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의원 “쇼핑백에 노란봉투 잔뜩… 여러 의원실에 배달한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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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회견… 본보 ‘당협 돈봉투’ 보도 언급 “같은색”
檢 특수통 투입 전방위 수사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박희태 후보 측에서) 노란색 봉투 하나만 달랑 들고 온 게 아니라 (들고 온) 쇼핑백에 똑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 봉투가 (2008년 7·3)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에 배달됐고 그 봉투 속에는 현금 300만 원과 특정인의 이름이 적힌 조그마한 명함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희태 후보 캠프가 당협 국장 30명에게 2000만 원을 돌리려 했다는 동아일보 보도를 거론하며 “오늘 신문을 보니 또 노란색 봉투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같은 노란색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본보 9일자 A1면 “당협 국장 30명에 50만원씩 돌려라”…
3면 “노란 봉투 속에 100만원씩 묶은 1만원권 돈다발 20개”

고 의원이 밝힌 이 같은 정황은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노란색 봉투에 담긴 돈이 여러 의원실과 원외 당협위원장, 대의원들에게 전달됐음을 보여준다. 고 의원은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도 말했다.

또 고 의원은 “평소 느꼈던 것을 지난해 신문 칼럼에 글을 썼을 때는 문제 제기가 없다가 최근 종편에 출연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3일 동아일보 종합편성TV 채널A의 시사토크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돈봉투 사건을 공개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 검사 3명에 자금추적 경험이 풍부한 특별수사2부와 금융조세조사부, 공안2부에서 차출한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해 6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이 정치권 선거비리를 수사하면서 특수통 검사들을 투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은 일단 박희태 국회의장이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것이 사실인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8일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 의장 측에서 전달한 돈봉투를 받았다고 고 의원이 진술한 의원실 여직원 이모 씨와 이 봉투를 박 의장 측에 되돌려줬다는 당시 의원실 김모 보좌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돈봉투를 받아 돌려준 과정을 조사했다.

나아가 검찰은 한나라당이 “제기된 모든 의혹을 성역 없이 수사해 달라”고 요구했고, 민주통합당도 돈봉투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검찰 수사는 한나라당의 2008년과 2010년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과 2008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 비리 의혹을 비롯해 이번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의 금품 살포 의혹 등 4갈래로 나뉘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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