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안철수 맞나” 측근들도 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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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참여 관련 솔직해진 화법… “공항패션 취재왔냐” 기자들에 농담까지

“우리가 알던 안 박사님 맞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8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입문 여부에 대해 이례적일 정도로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자 안 원장 주변에서 새어나온 말이다. 안 원장은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자신의 서울 강남권 총선 출마설에 대해 “그럴 일도 없고 전혀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고 이후 침묵했다. 그런 그가 한 달여 만에 정치 참여에 대해 “열정을 갖고 계속 이겨나갈 수 있을까” “정치는 내가 하던 일과는 다르다”며 확연히 달라진 언행을 보였기 때문이다.

[채널A 영상] 美 출국 앞둔 안철수 “고민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안 원장의 평소 화법을 감안할 때 ‘검토한다’ ‘고민한다’는 표현은 정말 그러할 때 사용한다”며 “출국 전 언급은 정치 입문에 대해 진심 어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이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다”며 “안 원장을 잘 모르는 일반인은 ‘안철수가 이제 정치를 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제 공항 패션 취재하러 나왔느냐”며 농담으로 받아친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엔 주로 편지(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 응원)나 e메일(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 절반의 사회 환원)로 자신의 의사를 진지하게 밝혔던 그가 기성 정치인이나 던질 법한 싱거운 유머를 구사한 것도 ‘달라진 안철수’의 한 단면이라는 것.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이전의 수줍고 애매한 화법에서 벗어나 정치적 언행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안 원장은 자신의 ‘공항 패션’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날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식 석상에서 고수하고 있는 ‘짙은 색 양복에 노타이 셔츠’ 이미지를 보여줬다. 안 원장은 국산 브랜드와 함께 종종 이탈리아의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조르조 아르마니의 정장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한 벌에 100만∼200만 원을 호가한다.

한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안 원장은 9일(현지 시간) 오후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을 만나고, 1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이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를 만나 기부 재단 설립에 대한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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