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8일 방미는 대권행보?

게이츠-슈밋 잇따라 만나 재단운영 노하우 논의 예상
安측 “순전히 교수채용 목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의장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을 만난다.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이 8일 미국으로 떠나 10일에 슈밋 회장을, 11일에 게이츠 의장을 연이어 만난다고 5일 밝혔다.

안 원장의 이번 출국 목적은 서울대 융기원 교수 채용이다. 2주 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를 옮겨 다니며 스탠퍼드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 미국 주요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수 채용과 무관한 일정도 있다.

안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한 게이츠 의장을 만나기로 했다. 이 재단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질병 퇴치 및 빈곤 퇴치에 힘쓰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은 기금은 약 371억 달러(약 43조 원)로 세계 최대 규모다. 안 원장은 자신이 내놓은 주식으로 재단을 만들 때 필요한 노하우, 운영 방식 등을 게이츠 의장에게서 직접 들을 예정이다. 안 원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37.1%)의 절반(약 30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또 안 원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점점 커져가는 보안 위협과 관련해 슈밋 회장과도 만나 정보기술(IT)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안 원장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일각에서는 유력한 대선후보가 움직이는 만큼 차기 대권 행보와 관련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게이츠 의장을 만나 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 안 원장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 정치’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 원장 측은 이런 해석을 경계했다.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방미의 목적은 순전히 교수 채용”이라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스탠퍼드대 등 IT 융복합 학문이 강점인 대학을 찾아 현지 유학생 및 교수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