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 희망연대 대표 서청원 만나 총선前 합당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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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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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총선후보 따로 내선 안돼”徐 “정기국회뒤 논의 마무리”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희망연대) 대표를 만나 가까운 시일 내에 한나라당과 합당할 것을 요청했고 서 전 대표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연대의 핵심 관계자는 4일 “박 전 대표가 서 전 대표에게 ‘내년 총선 때 미래희망연대가 별도의 당으로 후보를 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고 서 전 대표도 ‘정기국회 이후 한나라당과 합당 논의를 마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희망연대 노철래 원내대표에게도 이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연대 측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접촉해 정기국회 이후 실무적인 합당 논의를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갈라진 친박 결집… 보수 통합 나서나 ▼

희망연대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 진영 후보가 공천 과정에서 대거 탈락하자 “박 전 대표의 철학과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친박연대’를 창당해 지역구 6명과 비례대표 8명 등 14명을 당선시켰다. 이후 지역구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현재는 비례대표 8명만 남아 있다. 지난해엔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당명을 바꿨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희망연대와의 합당 결의안을 상정해 의결까지 했으나 실무 논의과정에서 희망연대의 증여세 13억 원(총선 당시 빌린 돈에 대한 것) 대납 문제, 서 전 대표의 복권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합당이 보류됐다.

○ 박근혜, 총선 전면 활동 의지 재확인


6개월 전만 해도 친박계 의원들과 희망연대 측에서는 합당에 부정적이었다. 당시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정당 득표의 경우 한나라당에 실망한 표가 다른 정당으로 가는 것보다 희망연대로 흘러가는 게 더 낫다”며 “총선 이후 대선 국면에서 합치면 된다”고 말했다. 희망연대 측도 “내년 총선 때 공천파동이 또다시 발생할 경우 경쟁력 있는 인물을 영입하기 쉬워진다. 최대 50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전면에 나서면서 기류가 급속하게 바뀌었다고 한다. 내년 총선을 사실상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치르는 상황이 되면서 희망연대라는 ‘딴 집’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10·26 재·보궐선거 대구 서구청장 선거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앙한다’는 취지로 창당한 ‘친박연합’의 후보가 45%나 득표해 2위를 차지하고, 부산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가 박 전 대표와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 다니며 ‘친박 후보’인 것처럼 선거운동을 하는 등 정리되지 않을 경우 영남지역에선 유권자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당내 영향력이 커진 박 전 대표가 18대와 달리 내년 총선 공천은 공정하게 치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 보수 통합의 신호탄?


박 전 대표가 1일 종합편성채널들과의 개국 인터뷰에서 “보수도 통합과 화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한 점에 비춰 볼 때 희망연대와의 통합은 보수 통합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서 전 대표를 만났을 때 “야권이 통합의 길로 가는데 우리가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통상 1, 2위의 격차가 5% 이내인 수도권 총선의 경우 야권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 다른 보수 정당 후보의 구도로 싸울 경우 그러잖아도 어려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희망연대를 제외하고 총선 이전에 다른 보수정당과의 통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는 ‘보수대연합’론을 강조하면서도 “총선 전에는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제3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이미 총선 때 독자적인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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