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지킨 홍준표, 다음 카드는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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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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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격적인 ‘퇴진 불사’ 카드로 당내 ‘대표 흔들기’ 분위기를 반전시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0일 본격적인 당정청 쇄신 논의에 들어갔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우리끼리 반목하고 다투고 할 시간이 없다”면서 “빠르게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당을 쇄신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사실상 재신임’에는 친박(박근혜)계의 물밑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친박의 지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과 무관치 않다.

홍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정책 쇄신만으로는 국민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인적 쇄신도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인적 쇄신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부터 쇄신을 당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며 “자기 자신은 당연히 출마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남들을 쇄신 대상이라고 하면 우습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감동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홍 대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했다면 초선이든 4선이든 누구나 재심사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

이는 지도부 교체론을 포함해 공천 물갈이론 등을 주장해 온 당내 일부 쇄신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공천 문제는 예산국회 후에 엄정한 절차를 거쳐 하면 되는데 왜 지금 인적 쇄신, 물갈이 운운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며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홍 대표는 우선 주요 당직자의 교체와 정책 변화 방안을 중심으로 쇄신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인사 등에 대한 척결, 쇄신기구 및 총선기획단 구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 김정권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도 경선을 통해 갈 곳이 많이 있다고 본다”면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곳도 있겠고, 그렇지 않은 곳 대부분은 경선을 통해 공천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홍 대표 주도 아래 쇄신 작업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지만 당 일각에선 견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최고중진회의에선 “다들 위기라고 하는데, 기존의 제도와 규칙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하는 건 모순이다”(정몽준 전 대표) “(홍 대표의 박근혜 전 대표 등판을 전제한 ‘퇴진카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전제로 승부수를 던진 것은 큰 정치가 아니라 꼼수로 비칠 수 있다”(원희룡 최고위원)는 비판이 나왔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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