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 6월 항쟁때 전두환에 ‘군대 쓰지 마라’ 조언”… ‘생애와 사상’ 출판기념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DJ-김지하 석방위해 노력… 신군부에 협조說 사실과 달라”

1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해위 윤보선: 생애와 사상’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연단 위)이 기념강연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해위 윤보선: 생애와 사상’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연단 위)이 기념강연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항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1987년 6월 22일, 윤보선 전 대통령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할까 우려했던 윤 전 대통령은 “군대는 절대로 쓰지 마세요. 88 올림픽도, 경제 마비도 생각하세요. 나라 망합니다”라고 조언했다.

17일 해위(海葦)윤보선대통령기념사업회가 출간한 ‘해위 윤보선: 생애와 사상’에 나오는 대목이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전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메모한 내용으로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던 것을 저자인 서울YMCA 병설 월남시민문화연구소 김명구 교수가 찾아내 소개했다.

김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신군부 세력에 적극 협조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 해제, 시인 김지하 씨의 석방,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석방 등을 요청했다”고 기술했다.

윤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일부 동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사상적으로는 뿌리 깊은 반공이었다’는 고 강원용 목사의 증언을 인용한 뒤 “해위가 민주운동권 내부에 있었던 친공적(親共的) 인사들을 못마땅히 여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윤 전 대통령이 1980년 ‘서울의 봄’에 ‘양 김’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던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었다. 김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게 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민당 입당 거부 선언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김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1954년 동아일보에 7차례에 걸쳐 ‘한국경제진흥책’에 대해 기고했던 사실을 소개하며 “윤 전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자본주의의 문제점도 정확히 진단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은 발문(跋文)에서 “해위가 역사의 부름에 응하는 삶으로 일관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은 자양소로 남았다는 점이 이 평전에서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와 박진 의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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