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8명 “FTA 강행처리 - 몸싸움 저지 모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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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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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협상파 행보 본격화… 민주당 강경파는 비난 공세

한나라당 주광덕 홍정욱, 민주당 김성곤 의원(왼쪽부터)이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 방식에 대한 여야 의원 8명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주광덕 홍정욱, 민주당 김성곤 의원(왼쪽부터)이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 방식에 대한 여야 의원 8명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다각도의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

민주당 박상천 강봉균 신낙균 김성곤 의원, 한나라당 홍정욱 황영철 주광덕 현기환 의원 등 여야 의원 8명은 10일 “강행 처리와 몸싸움 저지 모두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내놓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절충안’과 관련해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면 한나라당은 한미 양국 정부가 ISD에 대한 재협의를 약속할 때까지 한미 FTA 비준안을 일방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ISD 절충안은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FTA 발효와 동시에 ISD 유지 여부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약속하면 비준안을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 87명 중 45명이 동의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도 회동을 갖고 절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황 원내대표는 “정부에 ‘미국으로부터 ISD 협의 문제에 대한 약속을 받아오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방문해 여야 원내대표에게 한미 FTA 비준안 처리의 중대성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중재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12일 미국 방문에 나서는 점을 감안해 11일 오후 2시 방문을 제안했다는 것. 그러나 두 원내대표는 “때가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직권상정은 꼭 (여당이) 요청해야 되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의장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하는 것이다”는 말도 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선 중도파와 강경파 간 대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강경론을 주도하는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ISD 절충안에 대해 “당론에 개인적인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집단행동을 통해 당에 피해를 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전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강경파를 겨냥해 “(여당에) 짓밟히는 쇼 한 번 하자는 것”이라고 맹비난(11월 10일자 A5면 참조)한 것에 대한 강경파의 반발도 잇따랐다. 이종걸 의원은 성명에서 “한미 FTA 반대 투쟁에 온몸을 던지며 앞장선 개혁진보 진영과 한미 FTA로 피해를 보게 될 사람들의 얼굴에 인분을 투척한 것과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절충안을 주도한 강봉균 의원은 “대안을 찾지 않고 반대만 하는 것은 국가를 위한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며 “당내에 이 같은 점을 걱정하는 의원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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