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부자당 한나라 싫다”… 진땀 뺀 홍준표

동아일보 입력 2011-11-01 03:00수정 2011-11-01 11:3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대학생과 3시간 호프미팅
대학생들과 건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3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부근 호프집에서 남녀 대학생 40여 명을 만났다. 대화를 시작하면서 맥주잔을 들어올려 건배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나라당은 항상 (국민보다) 높이 있는 것 같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고 유명환 장관 특채 사건도 일어난 것처럼 특권을 늘린 당 아니냐?”(남학생 A 씨)

“공무원 특채를 늘리는 것을 막았다. 로스쿨 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다수로 관철했다.”(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왜 노무현 정부 탓하느냐. 그때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게 아니냐?”(남학생 B 씨)

“한나라당은 부자들만 잘살게 하는 부자정당 이미지라서 싫다. 우리를 안아주지 못하는 당 같다.”(여학생 C 씨)

관련기사
“‘부자정당’이라는 낙인효과가 크다. 여러분의 건강한 생각을 당에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홍 대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호프집에서 대학생 40여 명을 만나 20대의 신랄한 비판을 들으며 진땀을 흘렸다. 홍 대표는 서민정책을 추진한 성과로 항변해보려 했지만 “왜 자꾸 인정하지 않으려 하나. 주민투표 이후 ‘사실상’ 발언이나 재·보선 이후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라는 발언은 정말 문제 있다”는 답만 돌아왔다. 한 학생이 “승리한 것으로 위로받으려 하지 말고 실패한 곳을 돌아보라”고 쏘아붙이자 홍 대표는 입을 다물고 메모를 했다. 맥주를 주고받으면서 대화는 3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법조인들이 많은 기득권 정당”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홍 대표는 “내년에는 (총선 공천 때) 판검사 출신을 대폭 줄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밑바닥부터 검사를 했기에 덜한데 판검사 출신은 현장의 치열함, 서민의 아픔을 모르고 자신이 잘났다는 사람이 많다”고도 했다. 또 “청년 비례대표가 나와야 청년들이 한나라당을 더 지지할 것”이라는 학생의 발언에 홍 대표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당 개혁을 위한 여론수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학생들의 가감 없는 비판을 받기 위해 각 대학 총학생회나 동아리 등을 통해 당과 연고가 없는 대학생들을 모집했다. 홍 대표는 준비 과정에서 “쇼는 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당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이른 시일 내에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 당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당 개혁은 당풍의 쇄신과 인물 및 정책의 발굴이다. 당풍 쇄신으로는 당명 개정부터 사무처 최소화를 통한 저비용 미국식 정당 시스템 도입 등으로 ‘부자정당’ ‘웰빙정당’ 이미지를 타파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청와대 개편 등을 통한 ‘정치개혁’이 우선 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온다. 이날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자화자찬하고 국민의 개혁 요구에는 다른 사람 이야기인 것처럼 한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더 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 앞으로 청와대는 개편과 개혁에 대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모두 당을 위한 충정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당청 개혁을 촉구하고 있는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도 이날 “일단 비공식적으로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개혁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