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의회 연설서 45차례 박수…기립 박수도 5차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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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 5차례..연설 뒤 미 의원들 사인 공세

국빈 오찬에 250여명 초청 `매머드 행사'

이명박 대통령의 13일(현지시간) 미국의회 상, 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약 45분간 진행됐다.

당초 연설 소요시간을 약 30여분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 때를 포함해 모두 45차례나 의원들의 박수가 터지면서 연설시간이 길어졌다.

45차례의 박수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상, 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외국 국가원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상, 하원 합동연설을 한 외국 정상은 이 대통령까지 모두 6명으로, 이전 최다 기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세운 26차례였다.

45차례의 박수 가운데 기립 박수도 5차례에 달했을 만큼 이 대통령의 연설은 미상, 하원 의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미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의원들은 열렬한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차녀 승연 씨와 함께 귀빈석에서 이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지켜봤다.

이 대통령은 연단으로 오르면서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했고, 연단에 오른 뒤에도 기립 박수가 계속되자 손을 흔들며 영어로 '땡큐(감사합니다)'라고 사례했다.

이 대통령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소개를 받은 뒤 연설을 시작했고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신속 비준을 높이 평가하자 첫 번째 갈채가 터졌다.

그리고 의원들과 미국 국민을 향해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신의를 지켜나가고 있는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한 대목에서 두 번째 기립 박수가 나왔다.

이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자 상, 하원 의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다시 기립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의원들에게 영어로 "You are still young. You look a young boy.(여전히 젊어 보인다. 소년같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상, 하원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한 대목과 퇴장 전 연설 말미에 영어로 "God bless you, God bless America.(신의 가호가 있기를)"라고 덕담한 대목에서 역시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두 차례의 '영어 덕담'은 연설 원고에 없던 '애드리브(즉흥 연설)'였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들을 나열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프라이드 치킨도 좋아한다"고 재차 애드리브를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자 상, 하원 의원들은 앞다퉈 이 대통령에게 몰려와 사인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연설 최종 독회를 할 때 프롬프터까지 설치하고 초 단위로 시간을 맞추는 연습을 해가면서 연설의 완결성을 기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각각 1시간20분, 40분간 진지하고도 격의없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회담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Oval office)에서, 확대회담은 각료회의실(Cabinet room)에서 진행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우천으로 인해 로즈가든에서 이스트룸에서 장소가 변경됐으나, 두 정상은 각각 모두 발언을 하면서 악수와 깊은 포옹을 나누면서 돈독한 우위를 과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 내외는 낮 국무부 벤자민 프랭클린 룸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주최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에는 공식, 특별수행원과 경제인을 비롯한 우리 측 인사와 미국 측 인사 등 모두 250여명이 참석하는 '매머드 행사'로 진행됐다.

한국 측 인사로는 `피겨 퀸' 김연아, 하버드 법대 첫 동양계 여성 종신교수인 지니 석(석지영)씨,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부인인 우정은 버지니아대 학장, 나이트라인 앵커인 주주 장(장현주), 드라마 'ER'에 출연했던 여배우 스미스 조, 하워드 고(고경주) 미국 보건부 차관보 등이 초청됐다.

미국 측 인사로는 존 티렐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도널드 그레그 토마스 허바드 스테판 보스워스 전 주한 미국 대사,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이다. 이 대통령의 차녀 승연(38) 씨도 가족대표로 참석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은 환영사와 건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의 국빈방미와 국무부 방문을 환영하며 이 대통령의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기여와 G20(주요20개국) 등 국제무대에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한미관계 증진에 기여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점과 미국의 여수 엑스포 참여에 큰 역할을 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이 건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예전에 불도저 개선방법을 찾기 위해 완전히 해체했다가 재조립해 별명이 '불도저'"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 불도저가 미국 캐터필터사 제품"이라고 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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