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7억원 쓰는 금감원 런던지점, 뭐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6일 2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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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갈 것으로 보고 있나?"

"주재기관들이 많은 돈을 쓰면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유로존의 국가 부채 위기로 인해 한국이 받게 될 영향은 더욱 커진다".

26일 영국 런던 주영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 우리은행ㆍ산업은행ㆍIBK기업은행 런던 지점 등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런던이 국제 금융 중심지인 만큼 유로존의 위기에 대해 일선 주재기관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이사철, 조문환, 한기호 의원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그리스 등의 문제로 한국의 외환,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면서 주재 기관들이 현장의 정보 등을 신속히 파악해 한국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조문환 의원은 금감원 런던사무소를 상대로 "유로존의 국가 부채 위기로 인해 결국 그리스가 붕괴될지, 또한 스페인, 이탈리아로까지 위기가 확대될 지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답변이 신통치 않자 "여기 뭐하러 나와 있느냐?"면서 "제대로 된 현지 동향 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면 연간 17억원씩이나 들여 런던에 사무소를 따로 둘 이유가 없다"고 몰아세웠다.

이사철 의원도 "금감원 런던사무소가 자료를 조사하고 모니터링하는 정도라면 별도의 사무소를 둘 필요 없이 대사관 업무를 확대하면 된다"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영호 의원은 "금감원이 4명의 직원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해외 금융계 동향을 단순히 모니터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지인을 채용하거나 해외 사무소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로 갈지 여부에 대한 현장의 판단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한기호 의원은 권태고 IBK 기업은행 런던지점장에게 "그리스가 디폴트 될 것으로 보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권 지점장은 "결국은 디폴트로 간다고 보는데 유로존 각국이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시점에서 질서 있는 디폴트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진 산업은행 런던지점장도 "그리스는 이미 디폴트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질서있게 디폴트를 유도하고 출구 전략을 어떻게 세울 지가 관건"이라고 답변했다.

라팔모 우리은행 런던지점장은 "그리스를 살펴보면 공공요금이나 버스요금 등 세수에 대해 느슨한 반면 복지는 팽창돼 있다"면서 "방만한 복지 때문에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무위 소속 유럽 현장 국정감사단(단장 이사철 의원)은 이날 국감에 이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을 방문해 위기 관리 실태를 살펴보고 영국 진출 한국 주재원들을 만나 글로벌 실물 경제의 흐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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