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광산 개발권 획득 이후 C&K마이닝의 모기업인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주가가 폭등했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C&K의 개발권 획득을 적극 지원했고, 외교통상부는 생산량을 부풀려 공시한 C&K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사진) 연루설도 나왔다.
25일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정부로부터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이 C&K마이닝의 개발권 획득에 관여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박 전 차관은 지난해 5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시절 카메룬 방문 민관대표단장 자격으로 카메룬 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을 만나 C&K의 광산 개발권 획득을 적극 요청한 것.
박 전 차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카메룬을 방문할) 계획이 없었지만 그 중요성 때문에 참석했다”며 “C&K사 관계자들이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주카메룬 한국대사관은 박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 이후 외교부, 국무총리실, 지경부, 국토해양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그가 현지 국영TV, 주요 일간지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박 전 차관은 인터뷰에서 “다이아몬드 및 기타 광물자원의 개발은 양국 간 협력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분야”라며 “C&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이행해 다른 한국 기업들이 좋은 본보기로 삼을 수 있도록 카메룬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푸 칼리스투스 젠트리 카메룬 광업부 부장관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차관의 방문 목적에 대해 “카메룬 특히 동부의 모빌롱 지역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C&K사의 활동을 격려하고 개발권 협상을 참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박 전 차관이 C&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에 얼마나 관심이 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관련 부처들이 박 전 차관의 활동상을 공문으로 받고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의 이런 활동이 순수한 자원 개발 차원인지, 다른 배경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박 전 차관은 의혹 제기에 대해 아직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한편 총리실은 박 전 차관이 당시 국무차장 자격으로 카메룬을 방문했기 때문에 불똥이 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총리실은 박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에 관여했던 직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살펴보는 등 국감과 감사원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해외자원 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고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분야”라며 “정치 이슈화되면서 정상적인 해외자원 개발 업무까지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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