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작년 카메룬 관료 만나 C&K다이아 개발권 요청”… 권선택 의원 당시 공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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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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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외교였나 다른 ‘목적’ 있었나

지난해 12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광산 개발권 획득 이후 C&K마이닝의 모기업인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주가가 폭등했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C&K의 개발권 획득을 적극 지원했고, 외교통상부는 생산량을 부풀려 공시한 C&K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사진) 연루설도 나왔다.

25일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정부로부터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이 C&K마이닝의 개발권 획득에 관여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박 전 차관은 지난해 5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시절 카메룬 방문 민관대표단장 자격으로 카메룬 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을 만나 C&K의 광산 개발권 획득을 적극 요청한 것.

박 전 차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카메룬을 방문할) 계획이 없었지만 그 중요성 때문에 참석했다”며 “C&K사 관계자들이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주카메룬 한국대사관은 박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 이후 외교부, 국무총리실, 지경부, 국토해양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그가 현지 국영TV, 주요 일간지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박 전 차관은 인터뷰에서 “다이아몬드 및 기타 광물자원의 개발은 양국 간 협력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분야”라며 “C&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이행해 다른 한국 기업들이 좋은 본보기로 삼을 수 있도록 카메룬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푸 칼리스투스 젠트리 카메룬 광업부 부장관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차관의 방문 목적에 대해 “카메룬 특히 동부의 모빌롱 지역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C&K사의 활동을 격려하고 개발권 협상을 참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박 전 차관이 C&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에 얼마나 관심이 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관련 부처들이 박 전 차관의 활동상을 공문으로 받고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의 이런 활동이 순수한 자원 개발 차원인지, 다른 배경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박 전 차관은 의혹 제기에 대해 아직까지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다음 달 6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한편 총리실은 박 전 차관이 당시 국무차장 자격으로 카메룬을 방문했기 때문에 불똥이 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총리실은 박 전 차관의 카메룬 방문에 관여했던 직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살펴보는 등 국감과 감사원 조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해외자원 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고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분야”라며 “정치 이슈화되면서 정상적인 해외자원 개발 업무까지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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