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대첩’ 민주, 손학규 위상 실감…역학구도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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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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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쇄신연대 해체 검토

승리 손학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소에서 참모들과 자축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승리 손학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선거사무소에서 참모들과 자축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야당의 사지(死地)라는 분당 보궐선거에서 생환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맞은 민주당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손 대표의 정체성을 문제삼았던 비주류들까지 '손비어천가'에 가세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는 곧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쇄신연대의 한 핵심 의원은 "이제 우리가 모일 이유가 없어졌다"며 "해체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쇄신연대에는 선출직 최고위원 6명 중 절반 이상이 포진해 있다. 따라서 모임 해체는 손 대표 독주체제로 당의 역학구도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손 대표는 이날 격전을 치른 분당을 다시 찾았다.

그는 새벽 5시 분당 순복음교회에서 부인 이윤영씨와 새벽예배를 보고 6시40분쯤 미금역 앞에 도착했다.

선거 때처럼 검은색 양복 차림을 한 그에게 출근길 시민들은 "너무 고생하셨다. 대선에도 나가시라"는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운전 중에 차창을 내리고 손을 흔들어주는 시민들도 많았고 한 30대 남성은 택시에서 내려 손 대표에게 악수를 청한 뒤 다시 출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구 출신으로 강남에서 치과병원을 한다는 한 40대 남성은 "이번에는 반드시 갈아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난생 처음 투표장에 나갔다"며 "더 이상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2시간여의 당선사례를 마친 손 대표는 현충원으로 향했다. 손 대표가 도착하기 전 대권 경쟁자인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최고위원도 기다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현역 의원만 30여명이 나왔다.

의원 총회 분위기는 더욱 뜨거웠다. 손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꽃다발을 두 손에 든 채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함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려는 순간 촬영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자리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선 인사에 나선 손 대표는 "지금의 승리에 도취되거나 자만하지 않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만을 보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초심을 강조했다.

신학용 의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계속 낮은 자세로 가자"고 말했다.

손 대표 측근그룹은 선거 뒤풀이도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오버하지 말자"는 경계심리로 가득했다.

그러나 비주류의 한 재선 의원은 "손 대표가 싫다고 해도 줄서기와 도장찍기가 곧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권력의 속성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실제로 `분당 대첩'을 거치면서 손학규계가 덩치를 불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8월 2년간의 춘천 칩거를 마치고 당권 도전에 나설 때만 해도 10여명에 불과했던 그 수가 족히 20명은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실패와 맞물려 한 자릿수 지지율까지 반등세를 탄다면 손 대표 쪽으로의 힘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비주류 내 대표적 강경파인 문학진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십자가를 지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의 입지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모습으로 계속 간다면 (대권승리의) 상당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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