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지원’ 침묵하던 박근혜 前대표··· ‘유럽3국 대통령 특사’ 제의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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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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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앞두고 여권 힘모으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그림)가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그리스를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14일 밝혔다. 이 세 나라는 올해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특사 관련 보고를 받고 참모들에게 “박 전 대표를 보내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말 박 전 대표를 만나 의향을 타진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이달 초순 “대통령의 제안을 존중한다.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답변을 청와대에 보내 왔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3국 국가원수를 예방하고 이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과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 3선의 권영세 의원과 친이계 재선인 권경석 의원이 수행한다. 수행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직접 선발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1월 대통령 당선인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으며 2009년엔 대통령 특사로 유럽연합(EU) 헝가리 덴마크를 방문했다. 특사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정치권에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 등 ‘이견’도 있지만 지난해 ‘8·21회동’ 이후 형성된 양측의 화해 무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특사 방문을 전후해 청와대를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특사를 고리로 자연스러운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4·2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14일)에 특사 사실이 발표됐고 출국일(28일)은 재·보선 다음 날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주변에선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을 결집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재·보선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박 전 대표는 국내 정치와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다.

정 수석은 “특사 파견은 순전히 외교문제”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이전 두 차례의 특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재·보선 다음 날 출국하는 것을 놓고 확대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방문국과 일정을 짜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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