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수산연구소 이주 박사, 연구업적 손실 감수하고 진실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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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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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마이뉴스가 제기한 ‘붉은 멍게’ 의혹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동해수산연구소의 이주 박사(사진)에게 ‘천안함 어뢰 추진체에 부착된 붉은 물체가 붉은 멍게인지 규명해 달라’고 의뢰했다. 국내에서 붉은 멍게를 연구하는 학자는 이 박사뿐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이 박사는 2년간 연구해 온 붉은 멍게의 생태에 대한 논문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이 논문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붉은 멍게의 생태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가 없어 독창성과 희귀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박사는 막상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들이고 보니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2년간 연구했던 핵심 자료들을 공개하게 되면 자신의 연구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아까웠죠. 2년간 1억6000만 원을 들여 연구해온 것을 그냥 내놓는 건데…. 연구 내용을 미리 외부에 공개하면 SCI에서 자료의 고유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든요. 그렇다고 과학자의 양심상 모른 척할 수도 없고….”

6일 그가 공개한 자료들은 어뢰 추진체의 붉은 물체가 붉은 멍게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박사가 붉은 멍게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2년 전 붉은 멍게 양식화 방법을 찾아 달라는 동해 어민들의 요청을 받고서다. 그는 아직 양식화 방법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SCI에 논문을 등재하려는 것도 연구 실적에 대한 격려금을 받아 붉은 멍게 양식화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다.

이 박사는 일부 언론이 접촉했다는 양식업자 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붉은 멍게를 연구하는 학자는 국내에 나뿐인데 일부 언론이 만났다는 양식업자는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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